승리도 패배도 아닌 무승부… 쓸까 말까 백번 고민하다 남기는 KIA전 11회 혈투 리뷰와 희망

안녕하세요! 부산에 서식하는 롯데아재팬 하시파파입니다.

솔직히 오늘 블로그 창을 띄워놓고 커서를 깜빡이며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바로 엊그제 “앞으로는 우리 롯데가 이긴 날에만 글을 쓰겠습니다!”라고 동네방네 선언을 해버렸는데, 오늘 광주에서 날아온 결과가 승리도 패배도 아닌 ‘5대 5 무승부’였기 때문입니다.

‘무승부는 이긴 게 아니니 약속대로 글을 쓰지 말아야 하나?’, ‘그래도 지지 않고 11회까지 버텨준 선수들 고생했는데 기록은 남겨야 하지 않나?’

마음속에서 두 자아가 치열하게 싸운 끝에, 결국 후자를 택했습니다. 9회말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도 끝끝내 패배라는 최악의 결말만큼은 막아낸 우리 선수들의 투지마저 모른 척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오늘은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담아, KIA전 11회 연장 혈투 리뷰와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출처: 롯데자이언츠

오늘 경기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습니다. 나균안 선수가 6이닝 2실점으로 ‘나선발’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고, 5회초 노진혁과 전준우 베테랑 듀오가 쾅쾅 쏘아 올린 대포는 꽉 막혔던 부산 아재들의 체증을 단숨에 뚫어주었습니다.

하지만 5-4로 앞선 9회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나온 뼈아픈 실책과 이어진 동점 허용은 어제 패배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모니터를 보며 저도 모르게 머리를 감싸 쥐었으니까요. 그러나 예전의 롯데였다면 거기서 속절없이 역전패를 당했겠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1사 만루의 절체절명 위기를 병살로 넘기고, 연장 11회까지 기아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지지 않으려는 집념, 그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비록 주말 시리즈를 위닝으로 장식하진 못했지만, 오늘 경기를 통해 앞으로 롯데가 반등할 수 있다는 강력한 희망을 보았습니다.

첫째, ‘계산이 서는’ 선발 야구의 부활입니다. 어제 호투에 이어 오늘 나균안 선수의 퀄리티스타트까지, 선발진이 무너지지 않고 버텨주니 타선도 힘을 내고 경기 후반까지 팽팽한 싸움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선발 야구가 안정을 찾고 있다는 것은 가장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둘째, 베테랑 타자들의 예열 완료입니다. 팀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줘야 할 전준우, 노진혁 선수의 장타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들의 방망이가 살아나면 하위 타선까지 시너지가 퍼지며 롯데 특유의 무서운 타격 응집력이 다시 불을 뿜을 것입니다.

셋째, 무너지지 않는 불펜의 뚝심입니다. 9회말 블론 세이브 상황 직후 멘탈이 흔들릴 법도 한데, 연장전 11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온 우리 불펜 투수들은 더 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이 위기 극복 경험은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불펜진의 자신감을 크게 끌어올릴 것입니다.

출처: 롯데자이언츠

이긴 날만 글을 쓰겠다는 룰을 하루 만에 무승부로 깨버린 제 자신이 조금 머쓱하지만, 오늘 경기를 복기해 보니 포스팅을 남기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희망의 씨앗을 확인했으니까요.

이제 광주 원정을 마친 선수단은 우리의 홈, 부산 사직으로 돌아옵니다. 익숙한 그라운드, 그리고 세계 최고로 열정적인 팬들의 함성이 선수들의 지친 어깨에 다시 날개를 달아줄 것입니다. 다음 포스팅은 백 번의 고민 없이,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시원한 승리 리뷰’를 적어 내려갈 수 있기를 굳게 믿습니다.

주말 내내 마음 졸이며 응원하신 롯데 팬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푹 쉬시고, 돌아오는 사직 홈 경기에서 다시 뜨겁게 타오릅시다. 마, 쫌! 다음엔 무조건 이긴다! 최강 롯데 화이팅!